[2호] 법적대응


노역형을 결의하며



윤일규(목사,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작년 여름 우리들은 삼평리 할머니들의 삶과 그 기억들, 그리고 우리들 모두의 미래와 희망을 지켜내기 위한 처절한 투쟁을 하였습니다.

살갗이 검게 타 익어가는 뜨거운 태양빛 아래, 우리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그리고 핵 발전과 폭력적인 송전탑 건설이 중단되고, 착한 전기가 실현되는 희망의 상상들을 노래하였습니다. 너무도 힘겨웠던 그 순간이었지만 우리들 모두에게 고통스러웠던 시간이기보다는, 오히려 우리들 삶의 기쁨이 되었고 희망의 원천이 되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송전탑을 막아내겠다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으신 할머니들이 안 계셨다면, 우리들은 어쩌면 생전에 만나지도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할머니들은 삼평리를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을 따스한 사랑으로 맞아 주셨고, 많은 분들이 할머니들의 투쟁에 힘을 보태기 위해 현장을 찾아 연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계속된 소중한 밥 연대는 우리들의 마음에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기에 할머니들과 맺어졌던 이 인연이 우리들 모두에게 너무도 소중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집니다. 


매일 한전 직원들과 경찰들에 의해 사지가 들려서 끌려 나오셨고 온 몸이 상처를 입었음에도,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다시 공사장 정문을 막아서고 굳게 지키셨던 할머니들이셨습니다. 

그렇게 삼평리의 할머니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삶, 새로운 투쟁을 몸소 보여 주신 선각자이셨습니다. 또한 이 시대를 향해서 엄하게 꾸짖으시고 나태해지려는 우리 자신들을 깨우는 예언자들이셨습니다. 할머니들이 마을을 지켜내기 위한 생존권 투쟁을 넘어서서, 탈핵과 생명의 가치를 역설하실 때는 할머니들이 정말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할머니들을 바라보면서 과연 저러한 힘들이 어디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들었습니다. 평생 동안 땅을 일구고 생명을 키워 낸 농부들의 생명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그 밑바탕이고 힘이리라 생각 듭니다. 

이러한 할머니들을 바라보면서, 어느 날 할머니들이 너무도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일생동안 뙤약볕 아래에서 자식들을 위해 농사를 수고스레 지으시며 검게 그을린 얼굴들, 이제 그 몸마저 쇠약해져 구부러지고 그 손과 얼굴에 주름과 검버섯이 가득한 할머니들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우실 수가 없었습니다. 



그 동안 국가와 자본은 우리를 착한 백성(?)이 되기를 강요하여 왔습니다. 그들이 하는 것은 모두가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선한 것임을 강요하고, 그들이 바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해 왔습니다. 그것이 나라 사랑이라 생각했지요. 송전탑 공사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여름 자본과 국가의 탐욕이라는 이름의 민낯을 목격하였습니다. 그들은 평화로웠던 삼평리 마을 공동체를 처참히 파괴시켰습니다. 우리들의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의 울타리를 쳐 놓고 울타리 밖으로 우리들을 내쳤습니다. 그리고 처참하게 우리들을 폭력으로 짓밟았습니다. 송전탑이 건설된 후 송전선 아래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할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은 그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에 어떠한 삶을 살아내야 할까요?


오늘날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들에 공명하지 못한 채 자기중심주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저 자신 또한 삼평리에 함께 하면서도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작년 할머니들의 소중한 삶의 기억이 알알이 맺혀있는 땅과 그 희망들이 그렇게도 처참하게 짓밟혀 나갔으며, 이름 없는 풀과 꽃들, 아름다운 은사시나무 숲이 밟히고 잘려 나가며 고통스러워했습니다. 또한 엄청난 헬기 소음으로 소가 유산되어 소중한 생명이 죽어 나가기도 하였고, 함께 했던 수많은 분들이 몸과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러한 모든 순간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했던 저 자신의 연약했던 모습을 상기하며 다시금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어쩌면 지금은 오히려 두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 들게 되어 착잡한 마음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과연 저 자신은 진리의 길, 생명의 길을 걸어왔나 되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 자신 또한 탐욕의 덩어리였음을 직시합니다. 삼평리를 잊어버리고 저 자신에게로만 매몰된 채 살아가는 나를 목도하며, 더욱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업무방해로 기소되어 법적 투쟁을 진행하면서도, 좀 더 기민하게 깨어 대응하지 못했던 저 자신을 기억하고 다시금 반성하게 됩니다. 


이 우주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은 깊은 관계의 망으로 서로 단단히 연결되어져 있습니다. 진리의 길, 생명의 길을 걸어가야 할 우리는 이 사실을 다시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내가 다른 이들 안에 있고, 다른 이들이 내 안에 있음을 말입니다. 다른 이들의 고통과 죽음이 바로 나의 아픔이요, 죽음임을 우리는 깊이 자각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른 이들의 이야기가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임을 느끼고 공명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른 어떠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이것이 우리를 참 생명의 길, 진리의 길로 이끌 것입니다. 


우리들의 뜨거운 투쟁이 있었음에도, 끝내 송전탑 건설을 막아내지 못하는 우리들의 약함에 슬픔과 자괴감이 있었습니다. 민중사에서 과연 민중이 승리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 하는 슬픔 말입니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여전히 농성장을 든든히 지키고 계십니다. 어떤 활동가는 마을에 상주하면서 할머니들과 삶을 함께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여전히 삼평리 투쟁 시즌 2를 오늘도 살아내며 송전탑 투쟁을 하고 계십니다.  

저는 얼마 전 밀양 투쟁에 함께하셨던 분들이 노역형을 결의하고, 쓰신 글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 노역형을 결의하면서까지 저항하시려는 모습들을 보며, 그 분들의 모습에 크게 감동했고 눈물이 났었습니다. 다시금 삼평리를 떠 올리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법원의 1심 판결이 끝나고 저 또한 작으나마 실천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저도 그러한 분들의 결의를 이어가기 위해서 작으나마 노역형을 살기로 결의했습니다. 

절망하지 말고 이제 다시 생명의 길, 진리의 길을 걸어내야 한다고 다시금 저 자신을 채찍질해야 함을 느낍니다. 


우리는 결코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되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시대를 거슬러, 새롭게 용솟는 생명의 기운을 튀우는 일들을 해 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입니다. 


이제 생명의 길, 진리의 길에 굳게 서지 못했던 저 자신을 다시 깨우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 서려고 합니다. 다시 삼평리의 할머니들과 생명들에게 작은 마음이나마 모아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다시 삼평리를 기억해 주십시오. 삼평리에 다시 마음을 모아 주시고, 함께 해 주십시오. 삼평리와 밀양의 이야기들을 다시금 우리들의 이야기로 함께 만들어 가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로 응답하게 될 때 이 속에서 무한한 힘과 생명이 솟아나 이 우주로 뻗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세상이 가려 하지 않는 이 좁은 길을 가는 것이 너무도 힘들고 어렵지만 이 길은 우리를 진리와 생명으로 이끌 것입니다. 이 길을 걷는 우리 모두가 이 세상을 밝히는 희망의 불꽃들이 되어질 것입니다. 그 희망을 품고 힘차게 다시 나아갑시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서로 손을 잡아 주십시오. 모든 생명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함께 공명해 주십시오. 그런 우리들에게 새 세상은 반드시 열리게 될 것입니다. 


  삼평리와 밀양의 할머니들과 주민 분들의 몸과 마음에 깊이 새겨졌을 그 상처들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아픕니다. 언제쯤 그 상처들이 회복될 수 있을까하고 걱정됩니다. 이 상처들이 치유되고 모두 다시 일어서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삼평리와 밀양의 마을들이 이 아픔의 상처들을 딛고, 다시 더 깊은 관계의 마을 공동체로 회복되어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그리고 함께하는 우리 모두에게 진리와 생명과 평화가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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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02. 송전탑 반대 운동의 확산과 탈핵 


신고리 3호기 그리고 밀양




김우창(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활동가)




2014년 1월 25일 밀양으로 향하는 2차 희망버스를 탔다. 1박2일의 행사였지만 밀양에서 시간을 보낸 건 24시간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동안 보고 겪은 밀양이 서울촌놈이던 나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지팡이를 짚고 산을 오르는 할머니 세 분을 막기 위해 경찰 수 백 명이 마을의 모든 길을 틀어막았다. 길을 왜 막느냐고, 저 위에서 대체 무슨 공사가 얼마나 어떻게 진행되고 있냐고 물어도 경찰은 묵묵부답이었다. 한전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지만 한전직원은 코빼기도 보지 못했다. 밀양에서 경찰은 마을 주민의 정당한 질문을 막고, 한전의 송전탑 공사를 안전하게 진행시키는 용역이었다. 충직한 용역덕분에 한전은 아무 걱정 없이 제 할 일만 했다.




<사진/김우창>



밀양을 바라보는 언론의 태도도 마찬가지였다. 송전탑 공사를 방해하는 밀양주민들 때문에 전력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밀양할매’들을 전력대란의 주범으로 몰았다. 그러나 진실은 따로 있었다. 신고리 3호기는 UAE 원전의 모델로 원전 수출 당시 신고리 3호기를 2015년 9월까지 가동해 안전성을 입증한다는 조건을 달았는데, 이를 지키지 못하면 페널티를 물기로 한 것이다. 전력대란의 주범은 어느새 언론에서 사라지고 ‘밀양할매’들은 수출성공과 국익을 저해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덧칠됐다. 이렇듯 거짓과 속임수가 난무했지만 송전탑 공사는 계속되었다. 2014년 6월 11일 한전은 경찰과 공무원 3000여 명을 앞세워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외치던 할매들의 바람을 끝내 짓밟았다.



할매들은 사람들 앞에서 송전탑 이야기만을 하지 않는다. 송전탑 공사로 인해 살기 좋았던 마을과 논밭이 파괴되고 가족 같았던 주민들이 분열된 이야기를 하면서도 ‘탈핵’을 더욱 힘주어 말했다. 처음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송전탑 공사의 부당성과 폭력성만을 설명하면 될 텐데, 왜 저런 이야기까지 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그만큼 나에게 있어서 핵발전소는 송전탑과 별개의 사안이었다. 그러나 할매들이 옳았다. 여기에선 보이지 않는 고리의 핵발전소가 밀양의 송전탑과 이어져 있었던 것이다. 밀양과 청도를 지나는 송전탑이 신고리 3호기에서 생산한 전기를 북경남변전소까지 실어 나르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의 희생 없이는 지속될 수 없는 그런 구조 속에서 당신과 내가 살고 있다. 결국 밀양과 청도의 할매들은 희생양이 되었다. 정부와 한전은 신고리 3호기의 수출성공과 경제성장을 위해 할매들의 희생을 당연한 것처럼 말했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 국가의 발전을 위해 꼴짝에 사는 노인들의 희생을 누군가 그렇게 불렀다.





<사진/김우창>



할매들의 희생으로 세워진 송전탑과 신고리 3호기 발전소. 그곳을 2015년 3월 25일 탈탈원정대의 세 번째 기행 때 보고 왔다. 함께 갔던 동래할머니는 신고리 3호기와 연결된 송전탑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중에서도 신고리 3호기에서 시작되어 밀양과 청도를 지나 북경남 변전소로 가는 161개 송전탑 중 1번 송전탑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었다. 할머니에게 신고리 발전소를 직접 보니 어떠냐고 여쭤봤다. “화가 날 줄 알았지. 천불이 날 줄 알았어. 저 신고리 3호기 때문에 우리가 지난 10년을 어떻게 살아왔는데... 근데 화가 나기보단 허무해. 밀양을 지나는 송전탑을 우리만 막는다고 해서 막아질 일이 아니었잖아. 고리에선 핵발전소가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기운을 잃지 않는 동래할머니의 입에서 허무란 단어가 나와서 놀랐다. 그러나 할머니가 느낀 허무는 패배감이나 무기력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큰 싸움을 준비하는 사람의 결연한 태도처럼 느껴졌다. 동래할머니는 “송전탑뿐만 아니라 핵발전소를 막아야 후손에게 덜 부끄러울 것 같아. 지금까지는 탈핵을 별 생각 없이 외쳤는데, 앞으로는 더 열심히 싸워야 될 것 같네.”라고 하셨다.


그날 우리가 보고 온 신고리 3호기의 운영허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밀양에서 송전탑 공사가 지연되면 전력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유로 공권력을 투입해 공사를 강행했지만 신고리 3호기는 지금도 돌아가지 않는다. 지난 10년 동안 대화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백지화, 지중화를 요구하는 밀양의 요구를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무시했다. 사람의 목숨보다 더 귀한 것이 어디 있는가.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생산하는 전기가 오히려 인간을 죽이고 있는데 말이다.


2015년 4월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를 위해 연 회의에 할매들과 함께 방청했다. 그날 원안위는 ‘일부의 제품에 문제가 있어서 교체한 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몇의 원안위 의원들은 “먼저 운영허가를 통과시키고 나중에 교체해도 되지 않냐”고 말하기까지 했다. 누군가의 삶을 망가뜨리는 송전탑, 발전소 등 중요한 전력정책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전문가들의 수준이 그랬다. 그런 전문가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서는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를 확신한 순간이었다. 10년간 싸워왔지만 앞으로도 할매들과 해야 할 일이 참 많을 것 같다. 나를 비롯한 밀양 할매들의 싸움은 앞으로도 길고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 싸움은 나만을 위한 투쟁이 아니다. 탈핵, 탈송전탑이라는 당신과 우리 모두를 위한 이유 있는 싸움이다. 지금까지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주었던 당신이지만, 앞으로도 변함없는 지지와 연대를 부탁드린다.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의 여정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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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마을소식

나는 왜 휴가를 삼평리로 왔나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박기홍(성서공단노동조합 부위원장)




<사진/박기홍>


휴가로 은둔(?) 하기 좋은 평화센터로 찾아간 다음 날 쌍둥이네 복숭아 농장으로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바쁜 농사철에 한 숨 돌릴 참이면 뻔히 보이는 괴물 같은 송전탑에 부아가 치미는데, 그것도 모자라 송전탑투쟁 중에 정당한 항의방문 건이 주거침입으로 둔갑해서 이은주 전 부녀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날이었기에 아니 갈 수가 없었다. 검찰 조사를 받고 온 이은주 전 부녀회장은 아무 일 아닌 것 같이 참을 내놓으시면서 검찰조사의 부당성을 이야기하다 울화가 터져 검사 앞에 울고 말았다고... 


쌍둥이네 복숭아 농장 빈대표는 송전탑 투쟁 때문에 복숭아 농사를 제대로 지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서툰 초보농사꾼을 지나고 야심차게 지어볼 참에 송전탑 반대 투쟁에서 뛰어들게 되면서 주위에서 품앗이가 없었다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했다. 그러면서 빈대표는 올해는 내 손으로 농사를 잘 짓겠다는 것인데 어김없이 한전의 고소 남발로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했다. 봉숭아 적과처럼 검찰조사쯤이야 일상이 되어 버린 삼평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적과는 나뭇가지에 너무 많이 달린 어린 열매는 속아내는 일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머리는 굳어지고, 몸은 안 움직이게 되고, 입만 살아 있는 것 같은 나에게는 이번 휴가는 적과와도 같았다. 내가 좋아서 선택했고 그 열정으로 살아왔으며 근데 돌아보니 외롭더라. 의지와 열정만으로 될 것 같았는데 부족하고 나약했더라. 때도 묻고, 경직성은 꼰대로 똬리를 틀고 있더라. 이를 속아내고자 휴가를 떠났고 삼평리를 찾았다.


지난 14년 7월 21일 한전의 기습침탈로 치열하고 비타협적인 투쟁을 보았다. 그 뜨거웠던 여름을 잊을 수가 없다. 특히 상주하면서 하루하루 전투를 느끈히 치러낸 활동가들과 지역투쟁으로 확대해서 지역연대 투쟁의 모범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대책위가 결성되었던 평화콘서트 그날의 감막걸리와 풍성하게 준비된 음식에 반했고, 농성장 당번날에 함께 하지 못해 미안했고, 재기발랄하고 상상력이 넘치는 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오늘 이렇게 내 집처럼 편안하게 찾아와 놀고, 먹고, 쉴 수 있는 휴가를 이곳에서 맞이할 수 있어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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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마을소식


2015 생명평화의 초록농활-대구경북 봄농활대 삼평리 다녀오다



민뎅(평화캠프 대구지부 사무처장)




5월 23일부터 25일 2박3일 동안 생명평화의 초록농활! 대구경북지역 참가자는 청도 각북면 삼평리로 봄농활을 다녀왔다. 사실 여행을 갈까, 전부터 이 연휴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나도 봄농활 일정에 함께하게 되었다. 10명의 농활대가 삼평리를 찾았다. 제집 드나들 듯 하던 이들도 꽤 오랜만에 찾아 추억 더듬는 시간이 되기도 했고, 이번이 처음이거나 아직 낯설거나 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번 10명의 사람들은 바로 전 주말엔 모두 잘못된 세상을 바꾸기 위해 기꺼이 용기 내 맞섰던 이들을 만나고 지금의 우리를 생각하기 위한 2015광주역사기행도 함께 다녀온 이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모여 함께 농촌활동을 하고, 송전탑과 삼평리에 대해 나누니 모든 것은 정말 연결되어 이렇게 우리를 또 잇고 이어지게 하는가 싶어 불끈! 해졌다. 



  <사진/민뎅>


  23일 오전 10시에 삼평리 농성장에 도착한 초록농활대는 서로 인사를 나누고, 서로 평등한 관계를 위해 성평등 교육과 성평등 내규에 대해 나누었다. 그러한 연장으로 서로가 희망하는 호칭으로 서로를 부르고, 존댓말을 사용키로 했다. 다양한 매력의 호칭들.. 흰수염, 진구, 매실, 개미, 둘기, 민뎅, 해달, 토끼, 카카오, 영구^^ 그 후 삼평리 미디어팀에서 만든 영상을 보고 삼평리 투쟁을 끈질기고 강하게 이어오신 주민 이은주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상을 보고, 이은주 부녀회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가가 붉어지고, 몸이 뜨거워졌다. 치열한, 이라고 설명하기엔 모자라지만 그러했던 지난 여름날의 삼평리가 머릿속에 펼쳐졌다. 달궈진(??) 상태로^^ 두 곳으로 나뉘어 복숭아 적과 작업을 했다. 청포도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다양한 크기의 복숭아 열매들 중 상품 가치를 키울 수 있게 정리하는 작업이었는데, 한 나무에 정말 많은 열매들이 열리고, 정말 많은 열매들이 버려져야 한다는 것에 이 작업을 처음 해보는 농활대는 크게 놀랐고, 이른바 ‘복숭권’이라고 떨어지는 복숭아의 생존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결국 상품이 될 소수의 복숭아를 위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상품, 가치 등에 대해서도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또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렇게 적과 작업은 23일 오후, 24일 오전과 오후, 25일 오전까지 이어져 총 4차례 농촌활동을 함께 했다. 처음 해보는 작업들에 모두 식사 시간만 되면 녹초가 됐지만, 정해진 식사 당번과 교양 세미나 등을 간과하지 않고 함께, 했다. 




<사진/민뎅>


  

  적과 작업을 한 농촌활동 외에 우리가 이번 봄농활에서 한 것들은 첫 날의 성평등 교육 외 두 번의 교양 시간이 있었다. 첫 번째는 탈핵/탈송전탑에 대한 것이었고, 두 번째는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한 것이었다. 밀양에 이어 청도에서 탈핵활동가로 함께 연대해온 해달(박인화)이 본인의 투쟁 경험과 함께 이야기해 와닿고 이해하기 쉬웠고, 알바노조 대구지부의 지부장인 영구(김영교)의 “선택 가능”한 삶에 대한 이야기와 최저임금 1만원은 무엇도 사실 선택 가능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져버린 지금 사회에 대한 고민과 그것을 바꿔나가기 위한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단순히 어느 농촌에 농사일을 도우러 온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왜 삼평리에 왔는지-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는 시간, 그리고 우리가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지금의 이 문제 많은 사회를 살아간다는 것과 그 안에서 이야기해야할 것들에 대해 나누는 시간... 미흡만 부분들이 있었겠지만, 모든 것이 해소될 수도 없겠지만 이 시간들은 그런 의미의 시간들로 기억된다. 



  그 치열한 삼평리 투쟁의 연대를 기억한다. 한 평생 살아온 마을에서 어느 날 이상한 사람들이 되어버렸을 너무나 작은 수의 할매들을 기억한다. 비록 송전탑들이 세워졌지만, 폭력 속에 세워진 그 괴물과 같은 송전탑에, 기만적인 정부에, 부당한 권력과 자본에 평화의 이름으로 기꺼이 파산을 선고하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목소리 내고 거리에 서는 것들이 삼평리를 잊지 않고 삼평리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각각의 나‧들로서 삼평리를 잊지 않고 이야기해나가는 것, 삼평리만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 모두가 알고 껴안은 것. 그것들이 수없이 많은 삼평리들을 잇고 이어갈 평화의 길임을 의심치 않는다. 투쟁도, 연대도, 그리고 우리의 삶도 여전히, 계속될 테니까. “삼평리에 평화를”. 우리 모두의 삶에, 평화를. 



<사진/민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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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마을소식

누구를 위한 주민복지회관인가!

"뭐가 후손들을 위한 길이고!"



변홍철(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며칠 전 청도 삼평리 마을회관에서는 소위 '(한전과의) 합의 추진위원'들과 송전탑 반대 주민들(주로 할매들)이 마주 앉았다. 


한전과 '합의 추진위원'들(현직 이장이 포함된 이들은 자신들이 마을 주민 전체를 대의한다고 주장해옴) 사이에 작년 4월 체결되었다고 하는 '합의'에 따라 '주민복지회관' 건립을 추진하고, 이 공사 추진 공정에 따라 한전으로부터 분할하여 '지원금'을 받기로 했으니, 송전탑 반대 주민들도 이에 협조해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다시 한번 전달하기 위해 이장이 소집한 자리였다. 


한전이 삼평리 주민복지회관 건립에 지원하기로 한 금액은 총 5억 원으로, 밀양(765kV) 구간과는 달리 개별(가구별) 보상이 없는 청도(345kV) 구간에서는 유일하게 한전의 송전탑 공사에 대한 주민 동의(합의)를 확인하고 이에 대해 마을 차원으로 보상하는 공식적인 돈인 셈이다. 이른바 '마을발전기금'의 형식이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삼평리 송전탑 반대 주민들과 대책위는 일관되게 주민복지회관 건립 반대의 뜻을 밝혀 왔다. 한전과의 싸움이 자칫 주민들 사이의 갈등으로 전환되는 부담이 없지는 않으나, 적법한 절차를 밟지도 않고 또 주민 동의를 얻지 못한 부당하고 불법적인 송전탑 공사에 대한 면죄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진/변홍철>


또 고령의 주민들이 대부분인 이 동네에서, 이미 있는 마을회관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또 복지회관이라는 이름의 건물을 작은 동네 안에 세우는 것은 여러 의미에서 불합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쪽에서는 2억 2천만 원의 이행강제금 집행문부여 민사소송으로 송전탑 반대 주민들에게 금전적으로 압박하고 치졸한 보복을 하려고 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주민복지회관 건립 지원이라는 알량한 명목으로 마을에 돈을 지원하는 것은 결국 주민들간의 갈등과 반목만을 심화시켜, 주민간의 화해와 치유, 공동체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처사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한전은 비열하고 기만적이며, 이런 한심한 지원금에 눈이 어두워 자존심을 팔아먹는 '합의 추진위원'들의 행태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이미 한전 지원금으로 부지는 구입해 놨고, 한전한테서 나머지 3억을 더 받기 위해서는 공사를 추진해야 한다. 후손을 생각해 달라"고 어느 추진위원이 할매들한테 요청한 모양이다. 


우리 할매들의 대답. "비록 송전탑이 섰지만, 그래도 우리가 한전한테 치사하게 돈 받았다고 역사에 남기는 것보다는, 송전탑 끝까지 반대하고 동네 지킬라카다가, 한전 지원금도 당당하이 거부했다, 이런 자존심을 남기 주는 기 진짜로 후손들 위한 길 아이가! 그거 한전 돈 몇푼에 마을 팔아묵었다 카는 소리 듣고 싶나!"


밀양에서 개별 보상을 거부하고 있는 세대가 아직도 225세대나 된다. 그리고 청도 삼평리에는 할매들의 이같은 뜻에 밀려 사실상 주민복지회관 건립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것은 한전의 송전탑 공사가 주민 동의를 제대로 받지 못한 부당한 공사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의 폭력 없이는, 또 마을을 분열시키고 주민들을 매수한 검은 돈이 아니었다면, 단 한발짝도 진척될 수 없었던 엉터리 공사였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현재 삼평리 내에는 주민복지회관 건립을 막음으로써, 한전 송전탑 공사의 부당함을 끝끝내 밝혀내고, 저 송전탑을 반드시 뽑아내겠다는 주민들의 투쟁이 조용히, 그러나 끈질기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도 건재한 농성장이, 그리고 하루도 빠짐 없이 그 농성장에 나와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할매들의 '농성'이 그 조용한 투쟁을 웅변하고 있다. 


우리의 투쟁은 계속된다.

우리의 삶도 계속된다. 

삼평리에 평화를!

Posted by 이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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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평리 농활 


기간

5월 셋째주 ~ 11월 넷째주 


5월~6월 복숭아 사과 열매솎기     6월 양파 수확    7~8월 복숭아 수확

10월 콩 깨 감 수확    11월 사과수확 


준비물 

농활가능한 편안한 복장, 모자, 물병 등 

(장갑은 삼평리에서 준비합니다^^)


신청 및 문의

이은주_마을주민(010-5533-8449) 

Posted by 이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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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평리, 민중연대의 다른 이름  


변홍철 (청도 345kV 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노인봉을 건드려 재앙이 내렸다”

  경북 청도군에 세워진 34만 5천 볼트 송전탑들은,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시작해 기장―양산―정관―밀양―북경남변전소(경남 창녕)까지 이어지는 76만 5천 볼트 송전선로에서 분기해, 청도군 풍각면을 거쳐 각북면으로 연결된다. 송전탑 높이는 평균 70∼80미터이며, 청도 지역 총 40기 중 각북면에만 19기가 세워졌다. 이 가운데 삼평1리에 3기(22~24호)가 세워졌는데, 실제로 7기(22∼28호)가 삼평1리 가시권 안에 있을 뿐 아니라, 그 7기의 송전탑이 마을을 포위하는 형국이다. 

  특히 22호와 23호의 송전선은 삼평1리 마을과 농토를 가로지르고 있다. 22호기 부지는 옛날부터 마을에서 기우제를 올리거나 자식을 낳기 위해 기도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지난 2012년 4월 말, 바로 이 22호기 부지에서 수차례 산을 뒤흔드는 발파작업이 있었다. 송전탑을 세우기 위한 공사가 강행된 것이다. 그리고 며칠 뒤인 5월 8일 어버이날, 엄청난 우박이 삼평1리에 쏟아졌다. 90세 할매는 “내 구십 평생 이런 재앙은 처음이다. 노인봉(22호기 부지인 산을 마을에서 부르는 이름)을 건드려서 이런 재앙이 내렸다”고 한다. 우박 피해는 과수와 양파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마을의 일 년 농사를 망쳤다.  

  그후 주민들은 삼평1리 당산나무(중당, 마을에서는 지금도 정월대보름에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 가까이에 세워지는 24호기 철탑의 위치 변경을 요구했다. 22호기와 같은 ‘재앙’을 두려워해서였다. 그러나 한전은 그 요구를 묵살해버렸고, 결국 24호기 철탑은 당산나무에서 올려다보이는 바로 뒷산에, 마을을 억누르는 듯한 기세로 세워졌다. 

   그리고 2012년 7월 2일, 어린 벼들이 어렵사리 사름을 하고 짙푸르게 자라고 있던 논을 포클레인으로 깔아뭉개면서 23호기 철탑 공사가 시작되었다. 마지막 하나 남은 이 철탑을 막는 과정에서 주민들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폭력을 당했다. 그때 쓰러진 70대 중반 할매가 단기기억상실증을 겪기도 했다. 심각한 폭력과 인권 침해가 문제가 되어 같은 해 9월 공사는 잠정 중단되었지만, 주민들은 너무도 큰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 


  삼평1리만이 남았다

  밀양이 그러했듯, 청도 삼평리 송전탑 공사도 시작 단계부터 심각한 문제들을 안고 있었다. 2006년 1월 11일 한전이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고 하지만, 삼평리를 비롯한 청도 주민 대다수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 2007년 산업자원부가 계획을 승인하고, 이듬해 경상북도와 청도군이 사업을 면 단위에 통보했다는 사실도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2009년부터 각북면과 풍각면 주민들이 ‘범청도군민연대’를 결성하여 송전탑 반대운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머지않아 대부분의 마을들이 한전의 회유와 이간질 때문에 떨어져 나가고, 결국 삼평1리만이 외롭게 남게 되었다. 

  삼평1리 마을공동체도 찬반으로 나뉘어 주민들간 반목의 골이 깊게 패였다. 특히 삼평1리 이장이 2009년 주민의견서를 조작, 마치 2006년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주민들이 의견을 제출한 것처럼 꾸민 것이 드러나 반대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했다. 또 사업 실시계획 및 주민설명회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면장 등 관계 공무원들을 고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은 반대 주민들 편이 아니었다. 그렇게 삼평1리 반대 주민들은 고립감 속에서 힘겹고 외로운 싸움을 견뎌내야 했다. 그러던 중 2012년 7월부터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연대를 시작으로, 삼평리 싸움이 세상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삼평리 주민들의 요구는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요구와 같았다. “보상 필요 없다. 그냥 살던 대로 살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송전탑이 들어서면 할매들이 평생을 바쳐 일구어온 논밭은 하루아침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그저 논 한 마지기, 밭 한 뙈기가 날아가는 게 아니다. 할매들의 자존심이, 거기에 쏟은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일이다. 무엇보다 ‘국책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면서 이루어지는 송전탑 공사를 주민들로서는 용납할 수 없었다. 


  대구경북 지역 시민들과 함께

  2012년 12월 25일 성탄절, 대구경북 시민 50여 명이 삼평리를 찾았다.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과 함께 국정감사를 지나며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공사는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였다.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했지만, 이날 성탄 예배가 계기가 되어, 대구경북의 시민사회단체, 노조, 종교계와 문화예술계 등의 삼평리 연대가 본격화되었다.  

  이듬해인 2013년 3·1절에는 삼평1리 버스정류장 앞에서 ‘삼평리에 평화를’이라는 제목의 콘서트가 열렸다. 대구경북 시민들과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삼평리 주민들과 연대 단체들은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를 결성하고 이후 꾸준한 연대를 이어왔다. 

  대책위와 연대자들은 당번을 정해, 날마다 번갈아가며 농성장을 주민들과 함께 지켰다. 특히 23호 송전탑 공사부지 진입로를 ‘삼평리 평화공원’으로 선포하고 시화(詩畵)와 평화를 상징하는 깃발, 허수아비와 새집 등 상징물로 꾸몄다. 2013년 성탄절 행사와 2014년 3.1절 행사 등을 거치면서 ‘삼평리 평화공원’은 송전탑 ‘반대 투쟁’을 넘어 땅과 마을을 지키고 풀뿌리의 평화를 우리 손으로 일궈 나가자는 시민들의 기도와 소망이 서린 성소(聖所)로 거듭났다. 특히 청소년들을 포함한 2백 여명의 시민들이 함께 깎아 세운 ‘생명평화평등’ 장승과 ‘탈핵탈송전탑’ 장승은 삼평리 평화공원 입구에 우뚝 서서 평화의 염원을 상징하는 지역의 명물이 되었다. 

  삼평리 주민들은 마을 안에만 머물지 않고, 전국 각지의 투쟁 현장들로 연대에 나서기도 했다. 같은 처지에 있는 밀양 주민들과의 연대는 말할 것도 없고, 건설노조 대경지부의 크레인 고공농성, 울산 현대자동차 고공농성, 유성기업 희망버스 등 힘없고 억울한 사람들의 싸움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해왔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삼평리의 싸움이 이런 모든 현안들과 같은 뿌리에서 비롯된 것임을 배워왔다. 특히 송전탑 반대 싸움이 탈핵 운동과 하나로 이어진 문제임을 깨달은 주민들은, 삼평리 싸움이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한 공공(公共)의 투쟁이라는 인식을 뚜렷이 갖게 되었다. 


  군사작전처럼 재개된 23호 철탑 공사       

  하지만 2014년 7월 21일 새벽 동이 트기도 전, 한전은 경찰병력 500명을 동원해 마치 군사작전하듯 작은 마을을 ‘점령’하고는 23호 철탑 공사를 재개했다. 2012년 9월 공사를 중단한 뒤로 22개월 만이었다. 특히 한전은 자신들이 법원에 신청한 법적 절차(대체집행 신청에 따른 심리, 7월 25일로 예정되어 있었음)마저도 스스로 깨뜨린 것이다. 

  그로부터 삼평리 할매들과 연대자들은 35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운 날씨와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을 고스란히 맞으며, 공사장 입구에서 농성을 계속했다. “공사 중단”과 “지중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한전 직원들과 경찰의 강경한 대응에 가로막히고 짓밟혔다. 

  특히 70~80대인 할매들은 공사장 입구와 레미콘 트럭 앞에서 한전과 경찰에 수없이 끌려나오고 고착당했다. 여경들에게 폭행을 당해 부상당하고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되기를 거듭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할머니들은 시들고 말라갔다. 할머니들 표현으로는 “지옥 같은” 나날이었다. 

  특히, 마치 한전의 경비용역인 양 굴면서, 반대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처럼 대하는 경찰의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행태는 주민들과 연대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것은 밀양 송전탑 반대주민들에 대한 대응 수위보다도 한층 강화된 것으로, ‘여론의 조명을 받지 못하는 현장에 대한 자신감’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불과 10일 만에 연행 18명, 응급후송자 8명, 부상자 속출 등이 경찰의 광기에 가까운 폭력성을 그대로 반증했다. 

  무엇보다 청도경찰서장 이현희의 비이성적이고 비상식적인 언행을 통해, 공권력이 삼평리 주민들을 대하는 권위적 시각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었다. 뙤약볕 아래에서 하루종일 농성을 이어가는 할머니들을 조금이라도 보호하려고 연대시민들이 가림막을 설치하려고 할 때, 이현희 서장은 그것을 강압적으로 막도록 지시했고, 인권보호 차원의 선처를 호소하는 시민들에게 “나는 인권에 관심 없다”고 대꾸했다. 또 공사장 입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절규하는 할머니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하면서 “주민들이 한전 직원들을 ‘감금’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등, 반인권적인 망언을 잇따라 내뱉아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특히 레미콘 트럭 앞에서 절규하는 할머니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내게 한 것은(이현희 서장이 직접 현장지휘), 반인륜적인 처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폭력과 검은 돈의 횡포에 맞서 

  8월 18일 삼평리 할매들은 김관용 경상북도 도지사를 직접 찾아갔다. 공사 재개 이후 29일이 되는 날이었다. 한 달에 가까운 할머니들의 호소와 절규에도 한전은 눈도 꿈쩍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일정대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8월 13일 <오마이뉴스>에 김관용 도지사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거기에는 삼평리 송전탑 공사에 관한 도지사의 의견이 들어있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절망적일 것이다. 정부에서 이 분들을 과감히 지원해줘야 한다.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주민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때로는 호통도 들어야 한다.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한전도, 경찰도,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김 도지사의 이런 의견은 할머니들에게 너무도 반갑고 고마운 것이었다. 

  하지만 이튿날인 19일, 전날 할매들에게 “주민들의 억울함이 줄어들도록 중재할 것”이라고 약속했던 김관용 지사는 경찰력을 동원해, 도청에 머무르고 있던 할매들과 연대자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내게 했다. 경찰은 전원 연행 조치하였다. 할매들은 도지사의 약속만 믿고 애가 타는 마음을 눌러가며 대화가 진전되기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 할매들을 경찰력을 동원해 강제로 끌어내어 연행한 것은 참으로 비열하고 무책임한 태도이다. 또한 주민이 처한 갈등과 고통을 중재와 행정력으로서 해결하지 못하는 경북도의 무능력을 스스로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삼평리 할매들과 연대자들은 굴하지 않고 투쟁을 계속 이어갔다. 삼평리 공사현장과 경북도청에서 각각 농성과 연좌투쟁을 계속하였다. 

  그러던 중 추석이 다가왔다. 바로 이 무렵 전국을 떠들썩하게 흔들었던 ‘돈 봉투 사건’이 터진다.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돈을 자신의 이름이 적힌 봉투에 넣어 주민 7명에게 100만∼500만 원씩, 총 1천700만 원을 전달한 것이다. 이 전 서장은 한전 등으로부터 100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도 나중에 검찰의 수사로 확인되었다. 또 수사결과 시공업체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무려 13억 9천여 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였으며, 이를 한전 전 지사장들과 간부들에게 명절 떡값, 여름 휴가비, 부임 인사비 등 명목으로 제공해 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현희 전 서장의 ‘돈 봉투’ 살포가 즉시 확인, 폭로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삼평리 할매들의 ‘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동안의 연대투쟁으로 주민들과 대책위 사이에 튼튼한 신뢰감이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당한 투쟁을 더러운 돈으로 매수하려는 경찰과 한전의 한심한 수작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던 할매들은 이 사실을 즉시 대책위에 알렸고, 대책위는 즉각 이 전 서장과 한전 관계자들을 고소함으로써, 전국적 이슈가 된 것이다. 현재 이 전 서장과 한전 및 시공사 관련자들이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우정과 연대의 힘

  11월 11~13일 삼평리 주민들은 밀양 어르신들과 함께 상경 투쟁 길에 나섰다. 비록 철탑이 다 세워지고 전선이 걸리고 있지만, 투쟁을 끝내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선언하기 위한 여정이었다. 이 상경 투쟁에서 삼평리 주민들은 여러 송전탑 피해지역 주민들, 핵발전소 피해지역 주민들과 함께 증언대회를 열고, 탈핵 투쟁과 탈송전탑 투쟁의 연대를 선언했다. 또 전원개발촉진법, 전기사업법, 송주법 등 에너지 3대 악법의 개정 투쟁을 선언했다. 그리고 경찰이 그동안 주민들에게 가한 폭력과 인권유린을 규탄하고 이에 대한 응징 투쟁을 선언했다. 그뿐 아니라, 세월호 유가족, 쌍용차 노동자들, 코오롱 노동자들 같은 함께 고통받는 민중 형제자매들을 방문하여 연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이어서 12월 15~17일에는 역시 밀양 주민들과 함께 ‘72시간 송년회’라는 이름으로 연대를 이어갔다. 스타케미칼, 쌍용차, 코오롱, 유성기업의 투쟁하는 노동자들, 그리고 2014년을 누구보다도 고통스럽게 보냈을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찾아가 다시 한번 연대의 정을 나누었다. 삼평리 주민들은 이러한 연대를 통해, 우리의 싸움이 같은 뿌리를 가진 수많은 고통의 현장들과 이어져 있는 싸움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배웠다.  

  또 성탄절에는 대구지역 기독인들이 2012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성탄예배가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날씨는 춥고 바람도 몹시 차가웠지만, 가난하고 핍박받는 이들의 해방을 위해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기도하고 노래 부르고, 정성어린 선물을 나누었다.  

  끊임없는 연대와 방문 덕분에, 삼평리 주민들은 같이 웃고, 밥상을 나누고, 겨울을 견뎌내었다. 겨울바람이 유난히 거센 마을, 게다가 흉물스럽게 서 있는 송전탑과 거대한 채찍처럼 허공을 때리는 전선의 소음 때문에 자칫 을씨년스러워질 수 있는 마을에 그나마 활기가 이어졌다.  

  그동안 대구와 경북 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수많은 시민들과 단체들이 연대해 준 덕분에 삼평리 주민들은 힘을 잃지 않고 잘 버텨올 수 있었다. 돌아보기조차 끔찍한 2014년이었지만, 그래도 그 지옥 같은 시간 속에서 전국의 연대 시민들을 만나게 되었고, 우정과 연대의 정을 나눌 수 있었다. 

  그동안의 연대에 보답하는 길은 ‘삼평리 시즌2’를 통해 이 싸움을 끈질기게 이어가는 것이라고 주민들과 대책위는 생각한다. 비록 지금은 송전탑 공사가 마무리되고, 한전은 시험송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삼평리 할매들 말처럼 이 공사는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 폭력과 검은 돈으로 세운 저 송전탑을 뽑아내야만 이 공사는 비로소 끝나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이 이 땅에서 계속되는 한 투쟁은 끝난 것이 아니다. 삼평리 주민들과 대책위는 결코 낙담하지 않고 ‘삼평리 시즌2’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송전탑 반대 운동의 확산, 마을공동체의 회복, 그리고 법적 대응 등이 이 ‘시즌2’ 활동의 주요 과제들이다. 


  송전탑 반대 투쟁의 확대

  작년 11월 2일, 삼평리 새 농성장을 열었다.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참으로 많은 동지들이 새 농성장을 만들고 꾸미는 데 힘을 보태 주었다. 새 농성장을 중심으로 할매들은 겨울을 났고, 이제 새 봄을 맞고 있다.  

  그렇게 마을에서의 농성 투쟁을 완강하게 계속하면서, 전국의 탈송전탑-탈핵운동 세력, 여러 피해지역 주민과 연대시민들과 함께하는 투쟁으로 확산시켜갈 것이다. 밀양 등 다른 송전선로 피해지역 주민들과 연대하여 이미 ‘전국 송전탑 반대 네트워크’(전송넷)를 결성하기도 하였다. 


  마을공동체 회복

  또 다른 한편으로 ‘마을공동체 회복’의 과제를 안고, ‘국가의 폭력’에 맞서 ‘마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투쟁해온 삼평리를 평화의 마을, 저항의 공동체로 다시 세우기 위한 노력들을 해나갈 것이다. 주민들의 농사일을 돕고, 활동가들이 한명 두명 삼평리에 뿌리를 내리면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과제의 일환들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삼평리 평화센터’를 설립하고자 한다. 지금은 상주 활동가들의 생활공간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것을 앞으로 삼평리 마을공동체 활동을 위한 거점으로 세우려고 한다. 평화센터를 중심으로 마을 안에 사랑방(북카페), 연구소, 공방, 작은 도서관, 연대자들과 함께 농사짓는 작은 농장 등 새로운 공간들을 하나씩 둘씩 배치해 나가자는 꿈을 갖고 있다. 그밖에도 삼평리 평화학교, 장터, 장승제, 인문학캠프, 영화제 등 삼평리 투쟁의 의미를 여러 각도에서 규명하고 계승하기 위한 프로그램들도 하나씩 기획해 나갈 참이다.  


  법적 대응

  주민들과 연대자들이 그동안 투쟁 과정에서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 등으로 조사받고 있거나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될 사건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대응하는 법적 투쟁이 우리 앞에 큰 과제로 놓여 있다. 

  동시에 한전이 그동안 주민들에게 가했던 폭력, 그리고 지난 추석 연휴 때 발생한 ‘돈 봉투’ 사건처럼 불법적으로 조성해 운용해 온 비자금 문제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비단 삼평리만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정의를 다시 세우는 중요한 투쟁이다. 

  또 경찰이 주민들에게 가했던 모든 폭력과 인권 유린에 대해 사죄하도록 만들고, 주민들에게 끼친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배상하도록 하는 투쟁도 ‘국가폭력’에 맞서는 투쟁으로서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많은 주민들과 연대자들이 그동안 투쟁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 등으로 연행되거나 고소되어 조사를 받아왔다. 그리고 차례차례 기소되어 재판을 받기 시작했다. 아마도 30명이 넘는 주민, 활동가들이 앞으로 법정에 서게 될 것 같다. 다행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구지부 변호사들이, 실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비용으로 기꺼이 변호를 맡아주기로 하여, 큰 걱정을 덜게 되었다. 

  그러나 아마도 밀양 주민들의 앞선 판례에 비추어 본다면, 삼평리 주민들과 대책위가 감당해야 할 벌금의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무방해 등 형사소송의 결과로 앞으로 주민과 활동가들에게 부과될 벌금이 줄잡아 1억 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이와 별도로, 한전이 민사소송으로 주민과 활동가들에게 받아내겠다고 하는 이행강제금이 무려 2억 2천만 원에 이른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며, 터무니없는 한전의 주장에 맞서 법정에서 끈기있게 다투고 있다.

  이 작은 마을에서, 이런 엄청난 이행강제금과 벌금형이 예상되는 것만 보더라도, 그동안 삼평리 투쟁이 얼마나 격렬했는지, 또 주민들이 겪은 고통과 억울함이 얼마나 참담했을지 반증한다. 


  고향의 봄

  ‘법률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삼평리 법률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의 밤’이 지난 3월 6일 전국의 여러 연대시민들의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또 이 행사를 전후하여 대구경북의 기독교계는 ‘고난 받는 이웃을 위한 평화음악회’를 열었고, 지역의 미술작가들은 ‘후원전시회’를 여는 등 각계의 참여와 연대가 잇따랐다. 

  삼평리 주민이자 대책위 공동대표인 빈기수 씨가 ‘후원의밤’ 행사를 마치고 쓴 편지의 일부를 인용한다. 

  “후원의밤이 잘 성사될 수 있도록 전국 각지에서 물심양면으로 힘을 모아주시고 성원해 주신, 이름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삼평리의 친구들께, 할매들과 함께 큰 절로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7년간의 싸움을 ‘투쟁’이라는 단어로 표현하시고 ‘동지’라는 단어가 입에 익어가는 우리 할매들, “그렇게 많은 사람 모인 건 처음 봤다” 하시며 고맙다고 지금도 농성장에서 두고두고 얘기를 나누십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격려에 힘 받아, 전국에 산재해 있는 투쟁의 현장들에서 승리의 함성과 노래가 들리는 날까지, 삼평리 할매들과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불편한 자리에서 모든 분들을 다 잘 모시지는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며, 머지않아 사과꽃 피고 복사꽃 피는 삼평리에 언제든 놀러 오시면, 이번에 못 다한 대접 잘 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늘 삼평리와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삼평리 할매들과 주민들은 지난 2009년부터, 주민 동의도 없이 강행되는 송전탑 공사에 맞서, 참으로 눈물겨운 저항을 해왔다. 특히 작년 7월 21일,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강행된 마지막 23호 철탑 공사에 맞서 생존권과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싸웠다. 

  무엇보다 이러한 초고압 송전선로 공사가 사실은 정부나 한전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당하고 합법적인 ‘국책사업’이라기보다는, 대기업의 이익과 대도시의 전기소비를 위해 농촌 주민들이 일방적으로 희생을 감수해야만 하는 잘못된 전력 정책으로 인한 비극이라는 ‘진실’을 우리 사회에 알리기 위해, 밀양 주민들과 연대해 외치고 또 외쳤다.

  삼평리 투쟁은 그 과정에서 한 마을의 문제, 그리고 송전탑과 전력정책의 문제를 넘어 민중운동의 중요한 한 모범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국가의 폭력에 맞서 마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전 사회가 연대하는 계기를 통해, 아래로부터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고 ‘공공성’을 민중의 관점에서 새롭게 규명하는 민중투쟁의 중요한 전범을 창출하게 된 것이다. 비록 송전탑이 다 세워지고 전선이 다 걸려 시험송전이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동안의 광범위하고 힘있는 연대의 경험과 기억은 우리 운동의 새로운 전망을 모색하는 데 매우 큰 기여를 했다고 본다. 

  앞으로 ‘삼평리 시즌2’에 대구경북 지역의 노동자-민중운동이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로 함께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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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제목

이현희 전 청도 서장 등에 대한 법원 선고

범죄의 심각성 인식하지 못한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

일 자

2015년 05월 21()

문 의

집행위원장 변홍철 010-4690-0742

상황실장 이보나 010-4444-1210

 

 

이현희 전 청도 서장 등에 대한 법원 선고

범죄의 심각성 인식하지 못한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

 

법원(대구지법 제5형사단독 김승곤 부장판사)이 21일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경북 청도 주민들을 회유하기 위해 돈 봉투를 돌린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등으로 기소된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벌금 200만원과 추징금 100만원도 함께 선고됐다또 이현희 전 서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된 한전 대구경북지사 직원과 시공사 관계자 2명에게는 벌금 100200만원을 선고했다.

 

삼평리 주민과 우리 대책위는 법원의 이번 선고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범죄의 심각성에 비해 그 처벌 수준이 너무 가볍기 때문이다이 사건은 현직 경찰 공무원의 뇌물 수령과 주민 매수 협조그리고 공기업 및 시행사의 상습적이고 구조적인 불법비자금 커넥션과 뇌물 공여라는 매우 중한 반사회적 범죄이다특히 한전의 송전탑 관련 갈등지역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불법과 비리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 사건이다.

 

우리가 누누이 지적했지만청도 삼평리에서 확인된 한전과 시공업체 간의 검은 돈 수수는 단언컨대 빙산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그런데 이 정도 솜방망이 처벌로 마무리한다면불법과 비리의 악순환을 결코 끊어내지 못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한전·경찰에 대한 법의 잣대와 주민·연대자들에 대한 잣대가 너무나도 달라법원의 형평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선고이다.

 

지금 한창 진행되고 있는 삼평리 주민과 연대자들에 대한 재판에서는평균 300만원 이상의 무거운 벌금형이 잇따라 선고되고 있다.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 선고도 있다과연 주민들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부당한 공사에 항의한 행위들이 그토록 중범죄인가연로한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생업을 접어 두고 현장으로 달려갔던 시민들의 행동이 과연 그런 중형을 받을 만큼 심각한 것인가.

 

오늘 선고를 통해 법원은 형평성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냈다법원이 법의 엄중함과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이것이 법의 판단이라면이 따위 법과 공권력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검찰의 안이한 수사와 편향적인 기소도 다시 한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작년 11월 7일 경찰은 이현희 전 청도서장을 직권남용 및 뇌물수수 혐의로이강현 전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장 등 한전 간부 10여 명을 뇌물수수 및 공여 혐의로그리고 시공업체 대표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횡령및 뇌물공여 혐의로이상 총14명을 입건검찰에 송치했다그런데 검찰은 4명만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그후 추가 기소가 있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주민과 연대시민들의 사소한 행위는 빼놓지 않고 그렇게 열심히 수사하고 기소해 대던 검찰이 어째서 한전 및 시공사 관련 피의자 대부분을 기소하지 않았는지 참으로 의아스럽다범죄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말인가주민과 연대자들의 범죄사실은 그토록 잘 찾아내던 검찰의 실력은 어디 간 것인가.

 

우리는 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솜방망이 선고를 내린 법원을 규탄한다그리고 검찰이 이번 선고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볼 것이다이현희 전 서장과 한전 및 시공사 관계자들의 범죄는 매우 엄중한 것이며 반사회적인 것이다검찰은 즉시 항소해야 마땅하며,법원은 재심을 통해 그 죄에 합당한 더욱 무거운 처벌로써 일벌백계해야 한다.

 

 

2015년 5월 21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 

이보나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 상황실장

M. 010-4444-1210
F. 070-8868-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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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2천만 원 이행강제금 받아내겠다는 한전

민사 소송 기각 탄원서에 동참해 주세요 


삼평리의 친구들께, 그리고 전국의 민주 시민들께 

자본의 극악한 횡포와 불의한 정부의 칼바람 앞에서, 연일 우리는 탄원서를 써야만 하는 비루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동지의 구속을 막기 위해, 부당한 판결을 막기 위해, 올해 들어 우리가 쓴 탄원서가 벌써 몇 장인지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하나의 탄원서를 부탁드리는 것이 송구스럽습니다. 청도 삼평리, 정부와 한전의 일방적인 송전탑 공사 강행에 맞서 생존권과 주민의 자기결정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해 온 주민과 연대시민들로부터 한전은 약 2억 2천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뜯어내겠다고 대구지방법원에 ‘집행문부여 소송’(민사)을 제기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이 소송을 기각해 줄 것을 재판부에 호소하는 탄원서입니다. 

작년 3월, 주민들에게 사전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공사현장에 시공업체 직원들이 들이닥쳐 말뚝과 로프를 설치한다고 도발한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주민들은 이에 항의했는데, 알고 봤더니 이것이 다 주민들의 반발을 자극하여 채증하기 위한 치졸한 수작이었습니다. 또 주민과 연대시민들이 마을의 평화를 비는 염원을 담아 세웠던 ‘탈핵탈송전탑 장승’과 ‘생명평화평등 장승’이 공사를 방해했다며, 그리고 하나의 상징물에 불과했던 망루가 공사장비 및 차량의 진입을 막았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주민과 연대자 9명에게 총 2억 2천만 원, 참으로 어이가 없는 소송입니다. 

한 마디로 억지입니다. 어떻게 오지도 않은 차량과 장비를 막고, 어떻게 시작도 하지 않은 공사를 방해한다는 말입니까. 작년 7월 21일까지 주민들과 대책위는 한전에 ‘마을구간 지중화’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대화할 것을 거듭 요구하였지, 물리력으로 공사를 방해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터무니없는 내용들로 이제 와서 무려 2억 2천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물리겠다는 것은 무슨 의도일까요? 이것은 치졸한 보복에 불과합니다. 또한 ‘금전의 압박’을 본보기 삼아 타 지역의 송전탑 공사 반대 움직임에 발목을 잡겠다는 의도에 다름 아닙니다. 

작년 7월 21일 이후 청도 삼평리 송전탑 공사 반대 투쟁의 과정에서, 이미 총 24명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기소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부 실형은 물론이고 엄청난 규모의 벌금형이 예상됩니다. 다행히 지난 3월 6일 ‘삼평리 법률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의 밤’ 등 그동안의 후원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의 삼평리 친구들과 민주 시민들의 뜨거운 연대로써, 어느 정도 형사상의 벌금에 대비는 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소자들 중에는 부당한 판결에 대해서 노역형을 결의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형사상 벌금과 별도로 ‘집행문부여’라는 민사 소송을 통해 이중으로 주민과 연대자들을 압박하는 것은 너무도 치졸하고 비열한 한전의 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밀양에서도 없었던 경우입니다. 이것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한전은 이 사건을 하나의 선례로 삼아 다른 지역 송전탑 반대 운동을 사전에 봉쇄하는 압박수단으로 삼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삼평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송전탑으로 인해 고통받게 될 더 많은 ‘밀양’과 ‘청도 삼평리’의 문제가 될 것이며, 매우 우려스러운 선례가 될 것입니다. 

이에 다시 한번 연대를 호소합니다. 삼평리 집행문부여 소송 기각을 위해 힘을 보태 주십시오. 탄원서 작성에 동참해 주십시오. 우리가 이러한 굴욕적인 탄원서를 더 이상 쓰지 않게 될 그날을 위해, 삼평리 주민들과 청도 대책위도 언제나 열심히 투쟁해 나가겠습니다. 


2015년 5월 13일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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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원서 보내실 곳]


1. 우편 : 대구시 수성구 범어4동 202-13 (2층) 도서출판 한티재 (전화 : 053-743-8368)

(각 지역별로 또는 단체별로 탄원서를 모아 우편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2. 팩스 : 053-743-8367

3. 인터넷 팩스 : 070-8868-3450

4. 메일 : bonalee0602@gmail.com 

[문의] 이보나 상황실장 010-4444-1210

[기한] 2015년 6월 7일까지 도착


150513_탄원서1(일반시민용).hwp


150513_탄원서1(일반시민용).pdf


탄원서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한국전력공사가 청도 삼평리 주민 빈기수 외 8인에 대해 제기한 집행문부여 소송을 기각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탄원합니다.

 

북경남 송전선로 공사는 2014년 연말, 사실상 완료된 상태입니다. 이미 공사가 끝난 마당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에 따른 이행강제금 약 22천만 원을 받아내기 위한 집행문을 부여해 달라고 소송을 계속하는 것은 사회적 통념상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한전이 주민과 연대시민들에 대해 분풀이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 소송은 취하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또 앞으로 송전선로 공사와 관련해 다른 지역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갈등을 합리적으로 예방하기보다, ‘금전의 압박이라는 본보기로써 사전에 봉쇄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한전의 주장이 어떠하든, 이 공사는 사전에 주민들에게 사업 내용을 충분히 알리고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적법한 절차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부당한 공사임에 틀림없습니다.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공사를 막을 수 없었던 주민들은, 부득이 맨몸으로 항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건 소송 내용들은 법적으로 아무런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힘 없는 주민과 연대시민들이 취할 수밖에 없었던 미약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전 업무를 방해했다고 할 만한 심각한 행위들이 아닐 뿐더러, 상징적 행위들에 불과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더구나 2014721, 한전이 기습적으로 재개한 23호 송전탑 공사 이후, 주민과 연대자들은 참으로 눈물겨운 항의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과 연대시민들이 부상당하고, 실신하여 병원에 실려가고,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로 현재 주민과 연대시민 등 총 24명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들이 감당해야 할 형사상 벌금의 규모는 상당할 것입니다. 실형을 선고받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형사 사건으로 상당한 책임과 부담을 안아야 하는 주민과 연대시민들에게, 민사 소송을 통해 이중으로 금전적 압박을 부과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라고 할 것입니다. 더구나 연대시민들에 대한 이행강제금의 부과는, 자칫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연대와 상호부조를 위축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우려마저 있습니다. 양심에 따라 약자들을 돕고 자발적으로 연대하는 시민의식이 사라진다면 민주공화국의 근간은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

 

삼평리는 이제 상처 입은 공동체를 회복하고, 일상의 삶을 복구해야 하는 지난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연대시민들이 그러한 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해 기꺼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민과 연대시민들의 선의의 노력에 재판장님께서 힘을 보태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탄원인 :                                   (서명)

생년월일 :

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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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04. 주요일정 


탈탈원정대 북콘서트 in 대구 


밀양 할매 할배들이 발로 쓴 대한민국 '나쁜 전기'보고서 탈핵탈송전탑원정대 북콘서트가 청도 대책위 주관으로 대구에서 열립니다^^ 물론 삼평리 할매들도 함께 하십니다.


영상마당, 낭독마당, 대화마당, 축하마당, 전시마당 등 다양한 볼거리와 들을거리 감동과 재미가 가득한 북콘서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니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일시: 5월 28일(목) 오후7시 30분
장소: 소극장 함세상(남구 명덕로 98-2, 1층 소극장 함세상 / 대명동 계대 정문에서 도보5분 거리) 
주최: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주관: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
후원: 도서출판한티재
문의: 010.4444.1210



10년의 저항, 가슴 아픈 패배.
그러나, 밀양의 할매 할배들은 길을 떠났다.
2,900킬로미터의 여정 위에서 눈물을 타고 흐르는
이 나라 나쁜 전기의 실체를 똑똑히 보았다.

 

20153월 한 달 동안 밀양 할매 할배들이 전국의 핵발전소와 송전탑 지역을 무려 2,900km에 걸쳐 누볐다.

그 여정을 이계삼 밀양대책위 사무국장이 기록하고, 이헌석 대표가 친절하게 해설하여 우리나라 에너지 문제를 한눈에, 그리고 쉽고 재미있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정리하였다. 아울러 노순택 작가를 비롯한 사진작가들이 현장을 시적인 사진으로 담았고, 독립 다큐 감독들이 영상으로 찍었다.

밀양 송전탑 투쟁은 이제 무언가 후손들을 위해 보람 있고 소중한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 할매 할배들의 원력(願力)으로 서서히 탈핵 탈송전탑 투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 책의 발간은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이 책과 영상과 사진을 들고 밀양 할매 할배들이 전국을 누비며 탈핵 탈송전탑의 메시지를 전국으로 알리게 될 것이다


책 소개 

송전탑을 따라가니 그 끝에는 '핵발전소'가 있었다 

뜻 깊은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왔다.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 줄여서 탈탈 원정대로 부른다.

이제는 기자 한 사람 없고, 연대 활동가들도 드문드문 찾는 밀양. 하지만 완성된 송전선으로 송전하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밀양 주민들은 철탑 선하지에서 농성장을 꾸려 2014년 겨울도 그곳에서 지냈다. 매일 아침 밀양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20155월 현재도 상동면 고답마을 115번 철탑 선하지에 농성장이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한전의 보상금을 거부하고 버티는 225세대 주민들이 유형무형의 압박에 시달리는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 밀양은 '사법처리 국면'을 맞고 있다. 거의 매주 재판이 벌어진다. 65명의 주민과 연대 활동가들이 80여 건의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국외자의 시선에서 보자면 '완연한 퇴조기'에 들어선 밀양 송전탑 반대 싸움. 그러나 밀양 주민들은 지난 10년간 철탑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철탑을 따라가니 그 끝에는 '핵발전소'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탈핵탈송전탑을 만나게 되었다.

 

'탈핵 탈송전탑 투쟁으로 나아가고 있는 밀양 송전탑 투쟁

20153월 한 달 내내, 마음을 모은 여러 사람들이 밀양 할매 할배들과 함께 전국을 돌았다. 이른바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 이계삼 사무국장은 여정이 이어지는 봉고차 안에서, 어르신들이 잠든 숙소에서,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어르신들이 흘려놓은 이야기의 파편들과,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들을 써내려갔다.

그렇게 나온 이 책은, 거의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이 나라 핵발전소 주변 지역의 실상과 이력, 송전탑 지역 주민들의 가슴 아픈 삶의 축도를 그려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제 무언가 이 세상을 위해 보람 있는 일로 당신의 여생을 보내고자 하는 밀양 어르신들의 원력(願力)을 담아, 밀양 송전탑 투쟁이 '탈핵 탈송전탑 투쟁'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밀양 할매 할배들

밀양 할매 할배들2005년부터 이른바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에 매진해 온 밀양시 송전탑 경과지 4개면 주민들을 말한다. 10년의 투쟁 끝에 공권력의 힘으로 철탑이 완공되고, 시험 송전까지 이루어졌으나, 밀양의 진실과 정의가 바로 설 때까지 싸울 각오로 225세대가 합의금 수령을 거부하며 버티고 있다.

10년의 싸움 동안 두 분이 세상을 버리고, 수없는 사법 처리와 병원 후송, 마을 공동체의 분열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버텨왔지만, 또한 나눔과 연대를 실천하는 어르신 투사로 우리 사회 양심적인 시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기록

이계삼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

 

감수·해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사진

노순택 이우기 정택용 최형락

 

영상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밀양프로젝트팀 : 강세진 류미례 박일헌 박지선 이강길 이경희 조현나

 

탈핵 탈송전탑 기행 참가자

한옥순 이남우 김길곤 송루시아 김영자 김영순 조원규 김종천 정임출 서종범 김수암 유은희 고준길 구미현 김필기 김옥희 (주민) 김우창 김태철 남어진 (밀양대책위)

 

 

Posted by 이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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