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삼평리다....

티벳고원을 다니면서 가장 눈에 거슬렸던 게 흉물스런 송전탑이었다.
나무도 없고 풀도 없는 황량한 고원지대에 무슨 괴기영화의 소품처럼 서 있는 송전탑, 중국은 그걸 티벳이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지표라고 자랑하고 다닐거라는 생각을 하니 참 착잡했다.

오늘 삼평리에 들어서서 예의 그 송전탑을 쳐다보니 참 새삼스럽다. 하나는 붉은 색이 하나는 녹색이 오늘따라 유난히 선명하게 대비된다.

할머니 한 분이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셔서 미리 셋팅을 하고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을 같이 보았다. 참 열심히 보신다.
밤 늦은 시간에 제 2편 '티벳에서의 7년'을 보면서 카톡에서 대책위회의를 했다.
그리고 모두가 돌아간 농성장 안에서 티벳에서 찍었던 사진을 스크린을 통해 다시 보았다.
맑은 하늘이 유난히 부러웠던 곳, 하늘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흉물스런 송전탑을 피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워낙에 많다보니 사진 곳곳에 송전탑이 잔해처럼 걸려있다. 마음이 불편하다.

오늘 할머니 한분이 진지한 표정으로 질문을 하신다.
'이 싸움 이길 수 있겠는교?'
내가 대답했다
'할매요, 벌써 이긴 싸움입니다. 자들이 언제 우리한테 뭐 물어보고 하던교? 그런데 지난 번 장마시작 전에 22호기 보수공사 해도 되냐고 안 물어보던교? 저거 맘대로 하던 놈들이 우리 눈치를 보는 것 그기 벌써 이긴겁니다.'
대답은 했지만 여전히 마음은 불편하다.

티벳의 독립을 염원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도 그러할까?
무모한 이 싸움이 과연 승산이 있는걸까?
포탈라궁 구석구석 조캉사원 곳곳에 사북을 입은 채 눈을 번떡이는 공안들과 광장마다 무력시위를 하듯 진을 치고 있는 중국인민군 들의 십자포화 속에서 그래도 여전히 독립에의 열망은 싹트고 그 싹은 과연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인가?

생각이 복잡한 밤이었다.......
그래도 어느 새 잠들었고 잠은 달콤했다.

여전히 삼평리는 편안한 잠을 보장하는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든다....



Posted by 이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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