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청도 삼평리 집행문부여사건(민사소송), 법원의 ‘화해결정권고’에 대한 입장

- “이행강제금 2억 2천만 원으로 주민과 연대자 압박하는 한전을 규탄한다!”
- “한전은 더러운 돈 욕심 그만 부리고, 민사(집행문부여) 소송 취하하라!”



오는 10월 6일(화) 청도 삼평리 집행문부여사건(민사) 선고를 앞두고 법원(대구지방법원 서범준 판사)이, 예정했던 선고 대신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9월 30일자 결정문에서 법원은 주민과 연대자들(총9명)이 원고인 한전에게 2015년 10월 30일까지 3,0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화해하라고 권고하였다. 이 결정에 대해 2주일 이내에 양측이 이의를 신청하지 않으면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지며, 재판상의 화해는 확정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 


한전은 2014년 2월 법원에서 받은 공사방해금지가처분 결정에 근거해, 삼평리 주민과 연대자들에게 송전탑 공사를 방해한 데 대한 이행강제금 2억1천8백8십만 원을 받아내기 위해 집행문을 부여해 달라며 민사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후로 1년 넘게 주민과 연대자들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수십여 건의 형사재판을 받는 것과는 별도로, 이 집행문부여 사건을 다투기 위해 법정에 서야 했다.


이 소송 과정에서 지난 4월 재판부는 이미 4,000만 원의 ‘합의권고결정’을 한 차례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주민과 대책위는 한전의 소송이 “금전으로 정당한 주민 투쟁을 압박함으로써 타지역 투쟁에 본보기를 보이려는 비겁하고 치졸한 수단”으로 규정, 이를 거부하고 이의신청을 내었다. 이에 따라 다시 심리가 재개되었고, 오는 10월 6일 선고를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화해권고결정이 나온 것이다. 


우리 삼평리 주민과 대책위는 이번 화해권고결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우리는 그동안 한전의 부당한 본 소송을 기각하여 줄 것을 법원에 촉구했다. 특히 지난 6월 초에는 우리의 뜻에 공감하는 전국의 시민 총 3,008 명이 탄원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또 여러 차례의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통해 주민과 대책위는 한전에게 이 소송을 취하할 것을 끈질기게 촉구했다. 


2. 그럼에도 법원이 한전의 소송을 기각하지 않고, 합의권고라는 명목으로 주민과 연대자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3,000만 원이라는 거액을 한전에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유감스럽다. 다만, 결정문에 적힌 대로 “사회적인 갈등이 비교적 첨예한 사건의 경우”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에 도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모자라나마 수많은 고민 끝에” 이러한 결정을 내리니 양측이 “숙고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이 사건을 종국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대승적 결론에 이를 수 있기를 바란다”는 취지는, 그 행간에서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 


3. 한전은, 이번 법원의 결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겸허하게 숙고해야 한다. 약 2억 2천만 원에 대한 ‘집행문’ 부여 선고를 법원이 끝까지 회피하면서, 이미 한 차례 4,000만 원 지급을 권고했다가 이번에 그 금액을 1,000만 원이나 깎아 재차 화해권고결정을 내린 취지가 도대체 무엇이겠는가. 이것은 결국 한전의 본 소송이 터무니없고 억지스러운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론에 비추어 보나, 사회적 통념에 비추어 보나, 본 소송이 ‘적반하장’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한전 스스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법원은 2014년 2월에 내렸던 공사방해금지가처분 결정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이 소송을 기각할 수 없는 것일 뿐이다. 


4. 한전의 주장이 어떠하든, 신고리-북경남 송전탑 공사는 사전에 주민들에게 사업 내용을 충분히 알리고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적법한 절차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부당한 공사임에 틀림없다.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공사를 막을 수 없었던 주민들은, 부득이 맨몸으로 항의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소송 내용들은 법적으로 아무런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힘 없는 주민과 연대시민들이 취할 수밖에 없었던 미약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는다. 한전 업무를 방해했다고 할 만한 심각한 행위들이 아닐 뿐더러, 상징적 행위들에 불과한 것이 대부분이다. 


5. 우리는 한전에 다시 한번 엄중히 요구한다. 우리의 삶과 평화로운 마을을 만신창이로 짓밟아 놓고, 이제 와서 또다시 뻔뻔스럽게 이행강제금으로 주민과 연대자들을 압박하려는 집행문부여 소송을 지금이라도 취하하라! 더 이상 삼평리 주민과 연대시민들을 모욕하지 마라! 


2015년 10월 2일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Posted by 이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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