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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09 “대구 전력공급 위해 밀양, 청도 송전탑 짓는다고?”

[토론회] 송전탑 사태, 전력자급율 1.3% 대구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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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70~80대 할매들과 송전탑 건설을 위해 싸움을 벌이던 한국전력. 몸을 내던진 밀양 주민의 싸움은
전문가협의체 구성으로 최소 40일의 시간을 벌었다. 그 가운데 청도 각북면 삼평1리 주민의
송전탑 건설 반대 싸움도 질기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전력수급의 심각성을 이유로
송전탑 건설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다.
 영남권, 그것도 대구에 전력을 공급할 목적으로 건설 중인 청도의 송전탑.
송전탑 공사를 중단하면 전력자급률 1.3%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대구시민은
‘블랙아웃’의 공포에 떨어야 할까.

밀양과 청도 주민의 질긴 송전탑 건설 반대 싸움으로 대두한 에너지 문제를 고민하는
토론회 자리가 열렸다. ‘밀양과 청도 송전탑 사태, 대구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대구에너지토론회가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 주최로 5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10일 저녁 7시 대구YMCA 강당에서 열렸다.

변홍철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이 사회를 맡았고,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대표인 김준한 신부가 발제를,
이은주 청도 각북면 삼평리 전 부녀회장과 김영숙 대구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대책위는 대구시와 한국전력 대구경북지사에도 토론자 참석을 제안했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백창욱 청도송전탑대책위 공동대표는 “밀양 주민의 투쟁이 전문가협의체 구성을 만들어냈다.
40일 동안 전문가협의체 의견만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
도시 전력수급 위험을 들먹이며 도시가 한전의 이용물이 되고 있다”며
“40일 동안 도시 시민이 탈핵과 에너지 정책 전환 등의 문제의식을 널리 퍼뜨리는 게 필요하다”며
토론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밀양 할매들이 세뇌당한 게 아니라 내가 세뇌당한 것”

김준한 신부는 변준연 전 한국전력 부사장의
"밀양지역은 터가 세고 (반대대책위에)천주교와 반핵단체가 개입돼 있다.
특정 집단에 세뇌당한 것"이라는 말에 “밀양에 오기 전까지 환경운동에 색안경을 끼고 봤었다.
그러나 밀양 할매, 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도리어 내가 세뇌당했다”고
반박하는 것으로 발제를 시작했다.

밀양 송전탑 문제는 2005년 ‘송전탑 건설 저지 여수마을 비상대책위원회’를 시작으로 2007년
산업자원부가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승인하며 주민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이후 송전탑 건설 반대를 요구하며 2012년 1월 고 이치우 씨의 분신으로 송전탑 문제가
전국적으로 불거지며 국가 에너지 정책 문제로까지 확산했다. 지난달 20일 한전과 산업자원부가
송전탑 공사강행을 선언하며 공권력까지 투입됐고, 주민 20여 명이 병원에 후송되기에 이르렀다.
29일 대책위와 한전은 국회의 중재를 통해 전문가협의체 구성에 합의하고
잠정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밀양 송전탑 투쟁과정을 설명하며 김준한 신부는 “다른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땅을 살아가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평생을 살아온 할매, 할배에게 땅은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 땅에 송전탑이 지어지면 안 되는, 들어설 필요가 없는 타당한 이유까지 있다”며
주민 의견 존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준한 신부는 “주민들의 이야기가 늘 옳을 수만은 없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야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채우는 연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준한 신부는 “왜 밀양만 싸우느냐는 이야기를 하지만 밀양만이 아니다.
영양댐 반대 싸움, 청도와 밀양의 송전탑 반대 싸움에서 나타나듯
정부의 독단적 개발을 막아서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 됐다”고 말했다.

김준한 신부는 주민들이 다른 이들과의 연대 속에서 더 단단해졌음을 밝혔다.
밀양 주민들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의 철탑농성장,
진주의료원을 지지 방문해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를 꾸준히 진행했다.
이들 두고 김준한 신부는 “사회구조적으로 소외된 이들과 결합하고 연대하는 과정에서
할매들은 힘을 얻었다. 송전탑에 올라간 이들을 보며 ‘우리 싸움은 힘든 것도 아니었다’다고
말하는 모습 속에서 없는 사람들끼리 연대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준한 신부는 “전문가협의체 구성에서 청도 송전탑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은
청도 삼평리 투쟁이 밀양과 다르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며
“언론을 통해 정전 대란,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핵발전소 건설의 불가피성을 말하는
한전의 태도에서 나타나듯 청도와 밀양, 탈핵 운동은 힘을 합쳐 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 대구시민 핑계 대며 청도 송전탑 공사 강행”

이어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송전탑 건설 반대 싸움 중인 전 부녀회장 이은주씨가
토론자로 나섰다. 7년 전 귀농한 그의 가족은 마을에 송전탑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2개면 15개 마을이 함께 싸웠으나, 한전의 회유 속에 오직 1개 마을,
삼평1리만 남았다. 한전은 삼평1리 마을 안에서도 주민들의 회유를 거듭했고,
마을 공동체는 송전탑 건설을 두고 갈라졌다. 귀농 후 부녀회장을 맡았던
그가 현직이 아닌 전직 부녀회장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은주씨는 “2009년 3월부터 싸우기 시작했다. 할매들이 평생 살아온 땅을 잃기 때문에
젊은 사람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삼평1리만 남았을 때 한전과 시공회사 직원들이
거칠게 밀어붙였다. 할매들이 용역과 싸우기에 이르렀다”며 “환경운동연합과 대구 시민들이
연대하기 전까지 마을은 ‘도가니’ 같았다. 주민을 위해 일해야 할 사람들이 주민을 속이고
한전의 앞잡이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씨는 “왜 송전탑을 지어야 하느냐고 물었을 때 ‘대구 지하철 3호선에 전력 공급하기 위해’와
같은 말을 듣기도 했다”며 “대구시민들 핑계를 대며 한전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송전탑 아래서 불안함에 떨고 있는 시골마을사람들의 작은 권리를 위해서라도
대구시민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수급계획 보면 밀양, 청도 송전탑 필요 없다”
대구 전력자급율 1.3%, 지역별 전력수급 안정성 확보 필요

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필요하다는 송전탑은 과연 얼마나 필요한 것일까?
2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영숙 대구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이 물음에
“수정된 한전의 전력수급계획대로라면 밀양에 765kv 송전탑 만들 필요가 없다.
더불어 청도에 송전탑을 건설할 필요도 없다”고 단호하게 대답하는 것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김영숙 위원장의 지적처럼 밀양과 청도의 송전탑 건설은 신고리원전의 전기를 수도권까지
송전하겠다는 제2차 전력수급계획에서 나왔다. 하지만 제3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수도권 연결이 폐기됐고, 4, 5차 전력수급계획에서도 언급돼지 않아 사실상 폐기된 계획이다.
남은 것은 신고리원전의 전력을 가까운 영남에 공급하는 것뿐.

이 때문에 김영숙 위원장은 “765kv 고압 송전선로 건설이 사실상 필요가 없어졌다.
또, 신고리 3호기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전체 전기생산량의 1.7%에 불과해 전력난과 큰 관계가 없다.
이는 영남권 수요관리정책에 의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현재 고압 송전탑 문제는 원거리 수송을 위한 시스템이다.
이는 대도시 중심의 생활권에 전기 공급을 위한 것이며 지역별 전력생산 시스템이 부재한 상태에서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송전탑 건설 등 심각한 사회 갈등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별 전력수급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에너지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1년 기준으로 시도별 전력자급율을 살펴보면 서울 3%, 대구 1.3%, 광주 0.5%, 충남 276.8%,
전남 256%, 경북 162.4%, 경남 210.4%다. 원전 등 발전시설이 밀집된 곳의 자급율과
대도시의 자급율이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문제뿐 아니라 에너지의
탄력적 운용에도 치명적이다. 원전의 잦은 고장 탓에 찾아오는 전력난이
 실은 에너지 자립 정책의 부재 때문이라는 것이 김 위원장의 지적이다.

이에 김영숙 위원장은 “솔라시티대구라는 브랜드이지를 발표한 대구시가 구호와 슬로건으로만
그치지 않으려면 에너지자급율을 높이는 구체적 정책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시민들이
에너지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밀양과 청도의 송전탑 문제, 핵발전소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
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도송전탑반대대책위는 오는 15일 늦은 6시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청도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문화제를 개최한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Posted by 이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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